개설

수많은 섬과 전형적인 리아스식 해안을 자랑하고 있는 여수시는 다양한 볼거리는 물론 역사와 문화적인 면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비취빛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365개의 섬 하나하나가 신비로울 만큼 아름답기에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등 두 개의 해상국립공원이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여수항을 ‘동양의 나폴리’라 부르는 것은 상업항과 무역항이 자리잡고 있어 산업관광지로서 손색이 없을 뿐만 아니라 해양의 경관이 잘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관광’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다양한 먹거리가 풍성한데다, 난류의 영향으로 겨울에도 추위가 심하지 않아 여수시는 그야말로 사시사철 볼거리가 넘치는 관광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 에메랄드빛 바다에 둘러쌓여있는 거문도 전경 거문도
  • 밤에 바라본 돌산대교 야경으로 아름다운 조명이 다리를 돋보인다돌산대교 야경
  • 만성리 해수욕장에 설치되어있는 파라솔 아래에서 관광객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만성리 해수욕장

자연과 축제가 어우러진 볼거리의 향연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한 꽃피는 동백섬 오동도는 여수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관광 명소이다. 768m의 방파제로 육지와 연결되어 있으며, 동백 등 194종의 희귀 수목과 용굴·코끼리바위 등 기암절벽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오동도에서는 해돋이 명소로서 수평선을 한눈에 바라다볼 수 있는 등대뿐만 아니라, 유람선과 동백열차, 공연장 등을 운영하고 있어 사시사철 관광객들이 끊이질 않는다. 특히 폭 45m, 길이 30m의 국내 최대 음악분수대는 한여름밤 음악과 야경을 빚어내며 새로운 오동도의 명물로 주목받고 있다.

전국 최고의 일출 명소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이 돌산도에 있는 향일암이다. ‘해를 향한 암자’라는 뜻의 향일암은 우리나라 4대 관음기도처의 하나로, 울창한 동백나무숲과 아열대 식물이 금오산 주변 기암괴석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천하일경 남해바다 일출을 보기 위해 매년 새해 첫날이면 향일암일출제가 열린다.

흥국사 인근에 위치한 영취산은 우리나라 3대 진달래 군락지 중의 하나로, 매년 4월이면 50만㎡ 면적에 피는 진달래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여수시에서는 1993년부터 해마다 진달래 개화 시기에 맞추어 영취산진달래축제를 열고 진달래를 주제로 사진촬영대회와 진달래 어린이 선발대회, 산사음악회 등과 함께 진달래화전 만들기, 철인산악등반 등을 개최하여 참가자들의 열띤 호응을 얻고 있다.

은적사는 고려 후기인 1172년(명종 2)에 보조국사가 남면 금오도의 송광사와 승주 송광사 사이를 왕래하면서 휴식을 취했다고 전해지는 암자이다.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듯 주변이 동백나무와 후박나무로 빼곡하여 바깥에서는 암자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다. 암자 뒤편으로는 석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으며, 앞으로는 천왕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계곡 물소리가 방문객의 머리를 맑게 한다.

마래터널은 여수엑스포역에서 만성리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에 있는 마래산(馬來山)을 관통하는 길이 630m, 폭 4.5m, 높이 4.3m의 자연 암반터널이다. 일제강점기인 1926년에 완성된 터널로서, 당시 동원된 조선인 노역자들이 쇠망치와 정으로 파냈으나 미처 마감을 못해 바위 표면이 자연 그대로 삐죽삐죽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정식 명칭은 마래제2터널로, 2004년 12월 31일 등록문화재 제116호로 지정되었다.

굴 내부는 별도의 차선 구분 없이 100~110m 간격으로 대기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교대로 통행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마래터널을 지나 만성리해수욕장과 오천산업단지를 경유하여 신덕에 이르는 해안도로는 기암절벽과 바다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치를 보여준다.

국내 유일의 검은 모래사장으로 이루어진 만성리해수욕장에서는 예부터 검은 모래로 찜질을 하면 신경통과 위장병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만성리해수욕장 주변에는 생선회와 꽃게탕을 비롯한 싱싱한 먹거리집과 카페가 자리해 가족 단위 휴식공간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항아리 속처럼 아늑하고 오목한 느낌을 줘서 더욱 친근감이 가는 해수욕장이 바로 방죽포해수욕장이다. 돌산도 남동쪽 해안에 있는 방죽포해수욕장은 밀가루처럼 부드러운 모래와 2백 년생 아름드리 소나무숲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야영하기에 좋다. 겨울에도 따뜻한 기후 탓에 사계절 백사장을 찾는 이들이 많은데, 특히 요즘에는 한적하고 운치 있는 분위기로 인해 영화 촬영지의 하나로 각광을 받고 있다.

여수 야경의 백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여수시내와 돌산도를 연결한 돌산대교이다. 돌산대교는 길이 450m의 사장교로 여수항을 한눈에 바라다볼 수 있는 전망을 자랑한다. 특히 대교 교각 기둥에서 펼쳐지는 형형색색의 빼어난 야경은 여수항이나 진남관에서 맛볼 수 있는 야경과 더불어 이국적인 정취에 취하게 한다.

국가 명승 제7호로 천상의 비경을 자랑하는 백도는 거문도 동쪽 28㎞ 해상에 39개의 무인도로 구성돼 있다. 서방바위·석불바위 등 저마다 전설을 가진 바위섬들이 장관을 연출하고, 천연기념물 흑비둘기를 비롯한 30여 종의 조류와 풍란 등 353종의 아열대 식물과 꽃산호 등 170여 종의 해양식물이 서식해 남해의 해금강이라 불린다.

제주도와 여수의 중간에 위치한 거문도는 고도와 서도, 동도 등 세 개의 섬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천연 항만이다. 천혜의 입지 때문에 일본, 영국, 러시아 등 열강의 침입을 받아 온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여수항에서 뱃길로 1시간 40분이 걸린다.

수월산 남쪽에 있는 동양 최대의 거문도등대는 거문도 여행의 필수 코스이다. 등대에서 바라보이는 망망대해의 시원한 경치도 경치려니와, 등대로 이어지는 수월산 산책로 역시 동백나무숲이 1㎞ 넘게 숲을 이루는 환상의 데이트 코스이다.

모래로 쌓은 섬과 같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사도는 바닷길이 열리는 현대판 모세의 기적으로도 유명하다. 또 고운 모래의 아담한 백사장과 얼굴바위·용꼬리바위·거북바위 등 기묘한 모양의 바위들과 수만 년간 지층의 변화를 알 수 있게 하는 퇴적층은 자연생태학습장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보존돼 있다. 사도에서는 몇 년 전 세계 최장이라는 84m의 공룡 보행렬 발자국을 비롯한 공룡발자국 화석이 여럿 발견되면서 여수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여수시에서는 현재 전라남도 해남군·화순군·보성군과 경상남도 고성군과 뜻을 모아 남해안 일대 공룡화석지를 대상으로 ‘한국의 백악기 공룡해안(Korean Cretaceous Dinosaur Coas)’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추진 중에 있다.

섬의 모양이 자라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금오도는 울창한 숲과 크고 작은 기암괴석들이 주위에 흩어져 천태만상을 자랑하는 섬이다. 조선시대에는 왕실에서 민간인의 입주를 금지시킨 채 사슴을 수렵했던 곳이기도 한데, 요즘은 감성돔 낚시터로 사시사철 전국에서 몰려든 강태공들로 북적거린다.

이순신과 거북선의 숨결을 느끼며 호국의 역사를 만나다

여수항과 돌산대교 사이에 위치한 장군도에는 조선시대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이양 장군이 쌓았다고 전하는 국내 유일의 수중석성이 자리하고 있다. 봄이면 벚꽃이 섬 전체를 뒤덮어 장관을 연출하는데, 시내와 가까운 낚시터로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돌산도에 있는 무슬목은 무인도로서 600~700m의 몽돌 해안선과 해송이 숲을 이뤄 포근함을 더해 준다. 육로 폭이 100m가 채 되지 않아 수로로 연결되는 착각을 일으키게 해 이순신 장군이 왜군을 유인해 큰 승리를 거둔 곳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대형수족관 등을 갖춘 해양수산과학관이 들어서 가족 단위 관광객의 인기를 끌고 있다.

국보 제304호인 진남관은 단층 목조건물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유일하게 현존하는 전라좌수영 건축물이다. 임진왜란이 끝난 다음해인 1599년 전라좌수사 이시언이 정유재란 때 불타 버린 진해루 터에 세운 75칸의 거대한 객사이다. 건물 평면길이가 54.5m로, 둘레 2.4m, 높이 14m의 기둥 68개가 늘어서 웅장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우정국이 생기고 최초로 그림엽서를 만들 때 우리나라 상징물로 사용되기도 했다.충민사는 이순신이 전사한 3년 뒤인 1601년(선조 34) 통제사 이시언이 영의정 이항복의 계청을 받아 세운 사당으로, 충청남도 아산시에 있는 현충사보다 103년 전에 건립된 것이다. 충무공 이순신과 관련한 사액 사당 제1호로서, 충무공을 주향으로 모시고 의민공 이억기, 좌찬성 안흥국을 배향하고 있다. 1993년 6월 1일 사적 제381호로 지정되었다.

거북선 하면 떠오르는 것이 이충무공 선소유적이다. 1955년 4월 20일 사적 제392호로 지정된 이충무공 선소유적은 이순신이 조선 기술을 가진 나대용(羅大用)과 함께 거북선을 만들었다는 장소이다. 이곳에는 현재 자연적 지세를 이용하여 거북선을 대피시켰던 굴강(屈江)과 거북선을 매어 두었던 계선주(繫船柱), 여섯 기의 돌벅수와 수군들이 칼을 갈았다는 세검정터의 초석이 남아 있다. 『난중일기』 등에 명시된 거북선의 소속 명칭으로 보아 거북선은 본영인 여수의 선소를 비롯하여 순천 선소와 방답진 선소(돌산 선소) 등 세 곳에서 건조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나무나 돌에 사람 얼굴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몸통에 이름을 새긴 벅수는 마을이나 절의 수호신으로서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벽사의 기능을 했다. 거북선을 만드는 선소 입구에 자리잡은 벅수는 적의 침입을 막는 의미와 함께 일반인의 통행금지 구역임을 나타내는 표시이기도 했다.

임진왜란 때 의승수군(義僧水軍) 훈련소로 쓰여 호국불교의 성지로 불리는 흥국사는 고려 후기인 1195년(명종 25) 보조국사에 의해 창건됐다. 흥국사의 대웅전은 우리나라 최대 불화인 후불탱화(보물 제578호)를 비롯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조각품을 가진 법당이다. 흥국사 입구에 자리한 홍교는 1639년(인조 17)에 세워졌는데, 지금까지 알려진 무지개형 돌다리로서는 가장 높고 길며, 주변 경치와도 잘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다리이다. 보물 제563호로 지정돼 있다.

돌산대교 아래에 있는 유람선 선착장 옆에는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의 활약상을 알 수 있는 체험관이 마련돼 있다. 실물 크기로 제작된 거북선 모형 체험관에는 선내에서의 전투 상황과 무기 등을 재현해 놓아 역사교육의 장으로 손색이 없다.

  • 소호요트장 육성계류장 건물 위부 전경소호요트장 육성계류장
  • 손양원목사 순교기념관 입구 전경손양원목사 순교기념관 입구
  • 여수국가산업단지에 공장과 회사가 꽉 들어서있는 모습여수국가산업단지

참고문헌

  • 『여수·여천향토지』 (여수·여천향토지편찬위원회, 1982)
  • 문영구, 『전라좌수영연구』 (대한건설진흥회, 1992)
  • 『내 고장 여수』 (여수시, 1995)
  • 이종범 외, 『여수시의 문화유적』 (여수시·조선대학교박물관, 2000)
  • 김준옥, 『거문도와 백도』 (대원사, 2005)
  • 『한국의 사찰문화재』 (문화재청·조계종문화유산발굴조사단, 2006)
  • 『이충무공과 여수 오충사』 (여수지역사회연구소, 2006)